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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맞았지요.”그가 뒤에 있는 위지가려를 가리키자 곽사우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위지가려는

곽사우의 날카로운 눈빛을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가슴이 쿵쾅거리

며 크게 뛰기 시작했다. 직감적으로 그들이 자신의 장에 들어와 사람들을 해친 일행과 동행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귀로 능풍운의 말이 들려왔다.”이 소저는 형님도 알다시피 여기

서주의 태감인 이현상의 따님인데 저와 이렇게 눈이 맞아 야반도주를 하고 있습니다.”그의 말

은 얼핏 들으면 남에게 하지 못하는 말일 수도 있으나 곽사우에게 당당히 말했다. 곽사우는

그런 능풍운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의 성품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였다.

겁이 난다 해도 절대 도망을 치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의 기억으로는 능풍운은 그런 사람이

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태감에게는 딸이 없다.곽사우는 문득 어린 시절을 생각했다. 어릴

때 같은 동네에서 자랐고 돌림병이 나돌 당시 유일하게 생존한 두 명이었다. 그 후 곽사우는

혈류방에 들었으며 능풍운은 실종되었다. 그러다 일 년 전에 이곳에서 우연히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자주 만났다.곽사우의 성품도 조용하고 냉정하기 때문에 이렇다 할 친우가 없

었다. 그의 별호가 지엄도란 사실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딱딱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그런

그이기 때문에 능풍운은 그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능풍운의 말에 곽사우는 미소를 지

었다.”못 본 사이에 여자도 알고…, 많이 늘었구나.””저도 이제 장가를 갈 나이입니다.”능풍운

이 미소를 짓으며 말하자 곽사우도 미소를 지었다. 능풍운은 곽사우가 반가웠다. 하지만 지금

의 분위기로 이렇다 할 반가움을 표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가 얼마 전 자신에게 혈류방

사람이라고 말한 기억이 떠올랐다.강호의 사패 중 하나인 혈류방에 몸을 담고 있다는 말에

놀란 적이 있었다. 그런 기억을 떠올리며 오늘 태평장을 습격한 인물들이 혈류방이라는 것

을 알 수 있었다.곽사우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방을 생각한다면 능풍운

을 죽이고 위지가려를 잡아야 한다. 그럴 능력은 충분히 있었다. 아무리 능풍운이 중원오

기 중 일 인이라고 하나 곽사우는 방에서도 진정한 실력을 숨기고 있는 고수 중의 고수였다.

그가 고수인 것을 아는 사람은 오직 방주와 사대 호법뿐이다. 사대 호법 중 일 인에게 십 년

동안 사사받은 그의 도법은 방주도 능가할 정도로 날카롭다. 하지만 능풍운은 유일하게 자신

이 알고 있는 친우였다. 어릴 때를 생각하자 곽사우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자신이 물에 빠

져 죽다시피 할 때 자신을 구해 준 능풍운의 모습과 즐겁게 놀던 모습도 떠올랐다. 뒤에 말

에 타고 있는 소저가 위지가려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의 고민은 그녀가 왜 능풍

운과 함께 있는가였다. 능 동생만 없었다면 자신은 아무런 망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