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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할 길이 없지 않은가? 그러나 매소천이 아무리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후회해도 이미 때는 늦

었다.한 시간쯤 지난 뒤에 소림파의 제삼대 제자들이 십여 명이나 몰려왔다.매소천은 그제야 그

들을 지휘해서 칠, 팔 구의 시체를 운반해 가도록 하고, 여러 사람의 뒤를 따라 제일명과 함께 삼

보고찰로 향했다.<제6권에서 계속>51. 사랑의 고통매소천과 제일명이 사라진 뒤.버드나무 숲속

에는 죽음같이 고요한 적막만이 감돌고 있었다. 얼마 안 있다가 돌연 네 사람의 그림자가 번쩍하고

달려들었다.맨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바로 현도노인이었고, 노인의 뒤를 따르는 사람은 만빙여 아

가씨와 강주 아가씨, 맨 뒤에는 계집종 비운이 따라오고 있었다.만빙여 아가씨는 언제나처럼 잔뜩

토라진 얼굴을 하고 조그만 입을 쫑끗쫑끗하면서 종알댔다.”할아버지! 이 일은 할아버지께서 꼭

해결해 주셔야만 돼요.”노인은 귀찮다는 듯 곁눈질을 해서 만빙여 아가씨를 흘겨 보면서 대꾸했다.

“얘야, 너는 자꾸만 이 할아비를 귀찮게 굴고 철없는 소리만 하는데, 날더러 뭣을 어떻게 하란 말이

냐?”만빙여 아가씨는 입을 삐죽하면서 여전히 종알댔다.”바로 그 무슨 무영객이니 뭐니 하는 자가

제멋대로 날뛰고 돌아다니며 못된 짓을 떡 먹듯이 하고 있는 꼴을 할아버지께서는 그냥 내버려두

고 보기만 하시겠다는 건가요?”노인은 기가 막히다는 듯 너털웃음을 치고 나서 대꾸했다.”핫! 핫!

핫! 참 딱한 계집애로구나. 그 일로 말하면 이 할아버지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일이라니까‥

‥‥‥”만빙여 아가씨는 두 발로 땅을 동동 구르며 목청을 높여 앙칼지게 고집을 부렸다.”안 돼요

! 안돼! 할아버지께서 이 일을 해결해 주시지 않는다면, 저는 혼자서 그자를 찾아내서 사생 결단

을 하고야 말 테예요.”노인은 답답해서 견딜 수 없다는 듯 장탄식을 금치 못했다.”아휴, 이 철없는

계집애야. 그만큼 말해도 공연한 고집을 부리고 생떼를 쓰는구나. 내가 얼마 전까지 혼자 생각하

던 것은 완전히 오산이었단 말이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언젠가 그날 무영객이란 자가 말한 것이

조금도 허황된 말이 아니었거든. 현천무학(玄天武學)에 관해서도 그자는 이 할아비보다도 더 많

이 알고 있는 모양이더라. 너 같은 계집애는 그만두고 이 할아비가 정말 일 대 일로 대결하고 나선

다 해도 반드시 그자를 이겨 낼 수 있다고는 단정하기 어렵단 말이다.”이때, 강주 아가씨는 담담

한 표정으로 얌전하게 입을 열어 한 마디를물었다.”무영객이란 자의 무술 실력이나 재간은 정말

천하 무적이란 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