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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사제를 언제나 길가의 돌멩이처럼 대하는 그와 몇 명의 사제들을 싫어하기 때문에

오늘 유석화가 혼나는 모습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우운비의 입만

이 들어왔다.우운비는 씁쓸한 얼굴로 자신의 처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예상은 했지만 인사

를 하는 와중에 자신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은 견디기 힘들었다. 특히 유석화의 시선은

마치 자기를 죽이려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리고 적미령…, 고개도 들지 못하고 한 마디 말

도 하지 않았다.우운비는 갑자기 그녀의 착한 척하는 모습과 거짓의 모습에 패주고 싶었

다. 우운비는 정말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 십 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무런 걱정 없이 잘

자랐는지 보기 좋았다. 손끝에 물방울 하나 묻히지 않은 것처럼 정말 곱게 자랐다.

하지만 자신은 십 년 동안 어두운 동굴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하루에 벽곡단

하나로 때우며 지내던 때가 생각났다.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장문인과 그동안의 일들 외

에 여러 가지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사숙들과 여러 가지 대화를 하고 사제들과 인사를

하자마자 바로 처소로 향하는 그였다. 그곳에 더 이상 있고 싶지 않았기에 발걸음은 빨

라졌다.”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십니까? 대.사.형.”우운비는 들려오는 말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다. 특히 마지막 대사형이라는 말에 비꼬는 목소리가 역력했다. 그가 고개를 돌리

자 속가 제자를 제외한 열한 명의 진산 제자들이 서 있었다. 자신을 부른 것이 유석화라는

것을 알았다. 예상은 했지만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침 화가 난 마음 때문인지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왜 불렀어?””이유는 자신이 더 잘 알지 않나? 우리는 너를 대

사형으로 인정하지 못하겠다.”유석화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자 우운비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심정은 이해하겠으나 유석화의 비꼬는 말투는 정말 듣기 싫었다. 안 그

래도 화가 나 있는데, 부채질을 하자 성질이 나기 시작했다.”무공으로 가리자는 것이냐?”

“그렇다고 할 수 있지.”유석화가 말하고 앞으로 나서자 약간 키가 크고 얼굴이 말처럼 생

긴 약간은 우스운 인상의 사내가 손을 흔들며 나섰다. 우운비는 그가 악수공이라는 이름

을 가진 사제라는 것을 알았다. 다른 사제의 이름은 기억 못 해도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유는 그가 말을 더듬기 때문이었다.”사…사…사형…, 사형들…, 싸…싸우시면…, 켁!”

유석화는 자신의 사제이자 평소 안 좋아하는 둘째 사제가 말을 더듬고 나서자 뒤통수를 힘

차게 쳤다. 갑자기 맞아서 앞으로 꼬꾸라지는 그의 모습이 우스운지 몇몇 사제들은 키득

거리고 몇몇은 침중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특히 두 명의 여사제는 노골적으로 불쾌한 얼

굴을 하고 있었다.”어딜 나서는 것이냐! 시끄럽게 굴지 말고 물러서! 네놈의 말소리만 들

어도 화가 난단 말이다.”우운비는 유석화의 그런 모습에 잘 걸렸다는 마음을 가졌다. 아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