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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로 대들어서 부축해 주면서 성급히 물었다.”제 형! 이게 어찌 된 일이오? 부상을 입었단 말이오?”

제일명은 그제서야 천천히 시선을 이편으로 돌려서 매소천의 얼굴을 쳐다봤다. 고개를 옆으로 흔들고

묵묵히 있더니 한참만에야 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매 두령! 여기는 어떻게 된 판이오?”제일명

의 묻는 말에 매소천은 너무나 뜻밖이라는 듯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아니 그럼, 제 형도 방금 여기 나

타난 것이오?”제일명이 호흡하기도 괴롭다는 듯, 씨근씨근 숨을 몰아 쉬며 대답하는 말.”여기까지 오

는 도중에 어떤 놈에게 붙잡혀서 그자가 몹시 시끄럽게 구는 바람에 약속한 시간을 대지 못하게 되었

소.”매소천이 대뜸 추궁한다.”그게 천하제일방 놈이었소?”제일명은 힘없이 대답했다.”천만에, 모산

(茅山)의 걸인도사(乞人道士)였소.”매소천은 너무나 뜻밖이어서 또 한 번 깜짝 놀랐다.”제 형은 일찍

이 모산 사람들과 무슨 옥신각신한 감정이라도 있었다는 거요?”제일명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이었

다.”그런 일은 전혀 없었소.”매소천은 점점 더 까닭을 알 수 없었다.”그러면 그 걸인도사란 자가 어째

서 제 형의 길을 가로막고 시비를 걸었단 말이오?””생판 까닭도 없는 시비를 걸고 시끄럽게 구는

것이었소.”매소천의 머리 속을 번갯불처럼 번쩍하고 스쳐 나가는 생각이 있었다.”일이 몹시 공교

롭게 되었소. 아무래도 우리들은 어떤 놈의 계교에 빠진 것 같소.””계교라니?””맞았소. 틀림없을 거

요. 어떤 놈이 고의로 이렇게 꾸며낸 악랄한 계책에 우리가 말려든 것 같소!””천하제일방 방주 무

영객이란 놈 말이요?””그놈 이외에 또 누가 있겠소?””아니, 그럼 매 형도 약속 시간을 대지 못하고

늦게 여기 도착하신거요?””나도 제 형과 마찬가지였소!””어떤 놈에게 붙잡혀서 시끄러움을 당

했다는 거요?””그렇소 ! 바로 일견사 허비란 놈과 맞닥뜨리게 되어서…””그렇다면 이렇게 수많

은 친구들이 어떻게 이렇게 처참하고 잔인하게 생명을 빼앗겼는지, 매 형도 모른단 말이오?”

매소천은 대답할 만한 용기도 없었다.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언성을 낮추어서 간신히 대답했다.

“나는‥‥‥ 나는‥‥‥ 형들이 무영객이란 놈의 뒤를 추격해 간 줄로만 알고 있었소!”

제일명이 뭣인지 한동안 곰곰이 생각하고 나서야, 풀이 죽은 음성으로 천천히 말했다.”그러고

보면 명원방장, 그리고 점창파의 영도자 신후 학거비, 또봉명장 장주 정기봉, 세 친구들도 여

기까지 오는 도중에서 우리들과 꼭같은 봉변을 당하게 된 게 아닐까?”매소천도 그런 추측밖

에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했다.”아마, 제 형의 말이 십중 팔구 틀림없을

것이오!”무당파의 영도자 제일명은 장탄식을 금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