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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님의 말씀이 옳소! 정기봉이란 위인은 죽어도 마땅한 몸이니, 나도 거기 대해서는 아무 할 말이 없지만

, 자운이란 계집애까지 아비의 죄 때문에 희생당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억울해서‥‥‥‥ 이 계집애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온순한 성격 같아 뵈면서도 내면으로는 남 못지 않게 앙칼진 데가 있어서‥‥‥‥

아! 애비와 딸의 정이란 게 뭣인지? 이 아이에게 무슨 죄가 있어서 이런 형벌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말을 마치자, 처량한 표정으로 몸을 돌려 방 밖으로 나갔다.매약화 아가씨는 그제서야 딴 문제를 주육

화상에게 물었다.”화상님! 어떻게 해서 저의 스승님을 만나시게 되셨나요? 그날 그분께서는 어째서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으셨다는 건가요?”주육 화상은 어떤 비밀을 자기 혼자만이 알고 있다는 듯, 의기양

양한 표정으로 언성을 높였다.”만약에 그 노인이 안 계셨더라면, 그날 밤의 그 수라장같이 되었던 장면

도 그다지 쉽사리 끝장이 나지는 못했을 것이오!”매약화 아가씨가 깜짝 놀라며 반문했다.”그건 어째서

그렇게 된 건가요?”주육화상도 기가 막히다는 듯 긴 한숨을 내쉬고 나서야 대답했다.”허어! 그만하면 알

수 있는 일이 아니겠소? 그날 밤에 정기봉은 세상에서도 지독하기로 유명한 마귀 두목 같은 자 하나를

더 그 장소에 초청해다 놓기로 약속이 되었던 것이었소! 이것을 미리 알아차린 송죽 노인이 그놈을 중간

에서 가로채서 시끄럽게 만드셨으니까, 일장의 가장 처참한 살륙 행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된 것이

오! 그뿐이겠소? 송죽 노인은 현재 이 순간까지도 그 마귀 두목 같다는 자와 대결하고 계시오!”사마림

아가씨는 그 말을 듣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남신(南神) 신영시자와 북제(北帝)라고 하면 무예

계에서는 쌍벽이라고 일컫는데, 무예계에서 이들 두 사람을 제외하고 또 어떤 마귀 두목같이 무시무시

한 인물이 있기에 송죽 노인이 만사를 젖혀 놓고 그자와 아직까지도 대결하고 있단 말인가?매약화 아

가씨가 눈치 빠르게 단도 직입으로 말했다.”화상님! 솔직 담백하게 말씀하세요! 여기 술이 있으니 우선

한 잔 마시시구‥‥‥ 아마 술을 마시시지 않고는 말씀도 제대로 잘 하지 못하실 거예요!”주육화상은

과연 술 한 잔을 보기 좋게 따라서 절반이상을 단숨에 꿀꺽꿀꺽 마셔 버렸다. 그러고 나서야 껄껄

껄껄 웃음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품속을 더듬더듬하더니, 금빛이 번쩍번쩍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