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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었고, 그 음성도 심히 귀에 익숙했다.연비는 그제서야 안심하고, 음성의 주인공이 누구라는 것을

확인할 겨를도 없이 선뜻 한 걸음을 뒤로 물러섰다. 허리 굽혀 정중하게 절을 하며 말했다.”노선배님

께서는 사마림 아가씨를 구출해 주시려고 여기까지 나오셨습니까?”그 늙은 부인은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사마림 아가씨의 상처를 자세히 살펴보고 있었다.이 찰나에, 늙은 부인의

등덜미에서 느닷없이 쉭쉭! 공기를 헤치는 사람의 옷자락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려 왔다.늙은 부인

은 별안간 왼팔을 뻗치면서 고개도 돌이키지 않고 오른편 손바닥을 홱 뒤집어서 연거푸 이장(二掌)

의 맹공을 가했다.철썩! 쿵!철썩 ! 쿵!요란스런 음향이 연거푸 두 번 들리더니, 두 줄기 사람의 그림

자가 당장에 땅바닥에 나자빠져서 떼굴떼굴 굴렀다.연비는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고개를 쳐들고

자기 신변을 살펴봤다.전신에서 식은땀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왜냐하면, 늙은 부인의 쌍장(雙掌)

공격에 나자빠진 사람은 바로 연비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던 청백이랑(靑白二郎)이었기 때문이

었다.만약에 이 늙은 부인이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연비는 사마림 아가씨를 구출하는 것은

고사하고, 자기 자신의 목숨부터 청백이랑에게 빼앗겨 버리고 말 뻔했다.그 늙은 부인은 힘 안 들

이고 두 손을 한 번 가볍게 써서 천하제일방의 금환사자 두 사람을 거꾸러뜨려 놓고도 고개를 돌이

켜 보는 법도 없이 몸을 바람처럼 훌쩍 가볍게 날려서 자기가 본래 서 있던 나무 밑으로 되돌아갔

다.연비는 사마림 아가씨가 위태로운 지경에 빠진 것을 보자, 생사를 헤아리지 않고 뛰쳐 나가서

구출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딴사람이 아가씨를 구출해 가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갔으니,

자기의 입장은 쑥스럽기 짝이 없었다.우울한 표정으로 조용히 그가 물러났는데, 삼대 문파의 세

영도자들은 모두 똑같이 이상한 생각을 금할 수 없었다.’도대체 저 늙은 부인은 누구일까?’세 영

도자들은 한 사람도 그 늙은 부인이 누군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봉명장 사람들하고 동행해 온

것만은 확실한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봉명장 사람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또 방

금 전까지 이 늙은 부인은 자운 아가씨의 스승인 세심신니(洗心神尼)와, 봉명장 주인 정기봉의

딸 정자운 아가씨와 나란히 서있었다.이 늙은 부인은 사마림 아가씨를 구출해 가지고 광장 언저

리로 물러나갔을 뿐더러, 힘 안들이고 천하제일방의 두 금환사자를 간단히 거꾸러뜨렸다.

천하제일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