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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 뱉고 달면 삼킨다는 말처럼 행동하는 사공지의 모습에 자신에게 죽은 조영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미 사일검법을 상대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약점을

어느 정도 아는 초일은 검을 뽑지도 않은 채, 검집으로 사공지를 상대했다.사공지

의 무공이 뛰어나다고는 하나 초일에 비하면 어린아이다. 실전이 부족한 사공지

가 실전으로 익힌 초일을 이길 수 없는 것이다. 초일은 자신의 정수리와 단전을 노

리고 찔러 오는 사공지의 검을 왼쪽으로 회전하며 피하고는 그 회전력으로 사공지

의 안면을 걷어찼다.그 움직임이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움직이는 모

습을 본 사람은 겨우 장찬과 자도준이었다. 장찬은 속으로 감탄했다. 그 빠르기와 절

묘한 타이밍은 칭찬할 만했다. 이미 주위의 모습은 사공지의 검기로 인해 탁자와 의

자가 많이 부서진 상태였다.하지만 사공지는 피를 뿌리며 음식이 남아 있는 탁자에

몸을 눕혔다. 입술이 터졌는지 피가 나오고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그 충격이 컸는지

머리를 흔들며 의자를 잡고 일어났다. 옷은 이미 음식물의 기름에 지저분하게 변했

으나 눈빛만은 맑게 빛나고 있었다.하지만 심중의 분노는 커져 갔다. 거기다 자신이

사모하는 적 소저가 보는 앞이라 더했는지도 모른다. 사공지의 검이 더욱 빛나고 있었

다. 자신이 가진 모든 내공을 끌어올리는 중인 것이다.초일은 사공지에게서 현기와 함

께 살기가 느껴지자, 그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눈을 빛내며 사공지를

바라보았다. 사공지의 입에서 기합과 함께 조금 전보다는 더욱 빠르고 날카로운 검

기가 뿌려졌다.초일은 여전히 검집으로 검기를 막으며 사공지의 빈틈을 노렸다. 하지만

빈틈이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사공지의 검이 다리를 노린다 싶으면 어느새 가슴을 노리

며 들어오고 피하면 피한 장소에 이미 알기라도 하듯 검기를 뿌리며 다가왔다.초일은

인상을 굳히며 사공지의 검을 흘리기로 했다. 검을 검집으로 막으며 검기에서 나오는

힘을 뒤로 흘렸다. 이것 역시 실전으로 익힌 것이다. 그러자 사공지는 자신의 검에서

기가 흔들리자 당황한 얼굴로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그것을 놓칠 초일이 아니었다.

초일은 재빠르게 다가가 검집으로 사공지의 가슴을 찔렀다. 사공지는 인상을 쓰며 옆

으로 피했다. 그리곤 유운신법을 극성으로 펼치자 그의 모습이 세 명으로 늘어났다. 그

모습에 모두들 놀란 얼굴로 변했다. 사일검법도 극성으로 펼치자 세 명의 그림자가 모

두 진짜인 것처럼 초일의 주위에서 검을 빠르게 찔러 왔다. 초일 역시 그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최소한의 몸놀림으로 사공지의 검을 피했다.’밀면 당기고 당기면 민다.’

초일은 이러한 이치를 생각하고 사공지의 검이 찔러 오면 그의 기를 당기며 뒤로 뿌리고

그가 베어 오면 베어 오는 방향으로 그의 기를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