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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은 하지 않았소! 청성파의 문하에는 아직도 제자들이 수천 명이나 있소! 우리들이 아직도 죽지 않고 살

아 있는 것은 이 수많은 청성파 문하의 제자들을 영도하여 뿔뿔이 흩어지게 하지 말고 단결시키자는 목

적 때문이오!””흠? 그거 참 지극히 정당하신 이유가 있으셨군?”세심신니는 빙그레 웃으면서 다음 말을

또 했다.”만천하의 수많은 사람들을 다 같이 잘되게 하자는 것은 혼자만이 잘 되자는 것보다는 정말 갸륵

하고 또 어려운 일이오! 그 점에 대해서는 이 노승도 숭배하고 존경하여 마지않소! 다만 이 노승이 알고싶

은 것은, 두 분께서 이번에 청성파의 일원이라는 신분으로 여기 나타나셨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바

로 그 점이오!”홍수노괴 한신도 말문이 막혀서 한 마디로 대답하지 못했다.천수관음 손추평이 또 방정

맞게 한바탕 웃으면서 말을 가로챘다.”오호호! 호호호! 신니 할머님! 노인께서는 자초 지종 사정을 잘

그런 말씀을 왜 물으세요? 이 두 분들은 현재 이미 우리 천하제일방의 취우사자의 직위를 맡아 가지고

계신 걸요?”세심신니는 엄숙한 표정을 하고 앙칼진 음성으로 호통을 쳤다.”청성파 영도자 구양 선생은

이들 두 분을 후대하고 아꼈다고 이 노승은 알고 있었는데, 배은 망덕하고 뻔뻔스럽게도 적(敵)의 주인

을 섬기고 있다니? 이 따위 인간들은 우리 불문(佛門)의 깨끗한 땅에 한 발자국도 들여 놓지 못하게 해

주시오! 신성한 이 땅마저 더럽히지 말기 바라오!”세심신니가 이다지도 강경한 태도로 호통을 치리라

고는, 다섯 사람들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흑수천왕 영춘과 홍수노괴 한신은 똑같이 얼굴빛이 핼

쑥하게 변했다.흑수천왕 영춘이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이런 시시한 늙은 중년이 감히 이 노부(老

夫)를 멸시하다니?”호통 소리가 그치는 순간, 놈은 두 손을 번쩍 쳐들었다. 괴상하게 생긴 두 손에서

는 시커먼 기운이 뻗쳐 났다. 곧장 세심신니를 향하고 육박해 들어갔다.놈의 솜씨도 빨랐지만, 천수관

음 손추평의 신법은 더욱 빨랐다. 날씬한 허리채를 살짝 비꼬는 찰나, 재빨리 흑수천왕 영춘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화사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영춘 노인! 왜 이렇게 쓸데없는 화를 내신다죠? 어찌 감히

신니 할머님께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짓을? 만약에 오늘 이 할머님을 모시고 돌아가지 못하게 될 경우

에는 방주님 앞에 나가서 일체의 책임을 영춘 노인이 지셔야 돼요!”흑수천왕 영춘도 손추평의 이 말

에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