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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찔렀다.”앗!”만빙여 아가씨는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갑자기 두 발을 동동 구르며 원망스럽다는

듯이 쏴 붙였다.”할아버지! 어쩌면 그렇게 지독하세요? 몸에 자지(紫芝) 풀을 지니고 계시면서도

째서 일찌감치 청년의 독기를 풀어 주지 않으셨어요?””자지 풀이라구?”강주 아가씨도 부지중에 소

리를 지르며 깜짝 놀랐다.그리고 혼자서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일찍이 아버님한테서 이야기를 들

은 적이 있었다! 현도노인이 살고 있는 영산에는 영지(靈芝)라는 풀이 많이 나는데, 그중에서도 자

지라고 일컫는 특종이 가장 구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세상 사람들은 이 풀을 지왕(芝王)이라고 부

른다는 말을‥‥‥‥ 또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현도노인은 백 년 만에 이 풀을 간신히 한 줄기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 풀은 노인이 생명보다 더 귀중히 여기는 것이며, 누구든지 그 보랏빛 영지란

것을 한 번만 약으로 복용하면 영원히 얼굴에 주름살이 잡히는 법이 없고, 무술의 내공을 단련하

는 데도 보통 사람보다 수십 년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그것은 확

실히 무예계에서 둘도 없는 보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이 과연 우리 오빠의 목숨을 되살아 나

게 해줄 수 있을까?’현도노인은 만빙여 아가씨를 곁눈질로 힐끗 쳐다보며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이 특종의 자지란 풀도 비록 기독(奇毒)을 치료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구두적련이라는 무시

무시한 극약의 독소는 이 자지풀 만을 가지고는 치료할 수 없다!”그 말을 듣자, 강주 아가씨의 실

망이란 이루 형언키도 어려웠다.만빙여 아가씨가 조그만 입을 야무지게 놀리며 추궁했다.”그렇

다면 할아버지는 이제 와서 그것을 꺼내서 뭘 하시겠다는 건가요?”현도노인은 씽끗 웃었다.

“물론, 나는 나대로 소용이 있어서 꺼낸 것이다!”현도노인은 말을 마치자, 즉각에 소세옥의 신변

가까이 걸어갔다. 그러고는 그 생명보다 더 소중히 여긴다는 자지왕(紫芝王)이란 풀을 손으로 으

깨서 가루를 만들어 소세옥의 입 속에 털어 넣어 주었다.그러고 나서 노인은 다시 오른팔을 평평

히 뻗쳐서 소세옥의 몸을 스칠락 말락 슬쩍슬쩍 더듬었다.소세옥의 몸은 노인의 손을 따라서 한

자쯤 허공으로 차츰차츰 떠올랐다.노인이 오른손을 약간, 뒤집는 척하다가 저편을 향하고 홱 뿌

렸을 때, 소세옥의 몸은 마침내 허공으로 붕 떠서, 파 놓은 구덩이를 향해 가볍게 날아갔다. 그리

고 한 자 한 치도 어긋남이 없이 구덩이 속으로 반듯이 내려앉았다.강주 아가씨는 소세옥이 무덤

속에 완전히 누워 버린 것을 보자 구곡 간장이 녹을 듯 괴로운 한숨이 터져 나올 뿐이었다.

‘아아! 우리 오빠가 장지(壯志)를 이루어 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처참하게 죽어야 하다니! 정말

하느님도 천하의 훌륭한 영재(英才)를 이렇게 몰라 보실 수가 있으실까!’이런 생각이 왈칵 가슴

한복판에서 폭발할 것만 같을 때, 강주 아가씨는 두 어깨를 들먹거리며 흐느껴 울지 않을 수 없었

다. 사랑하